나는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by 홍승우

📚 나는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말에 품격을 더하는 언어 감수성 수업 : 나는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홍승우 저자(글)

웨일북(whalebooks)

책 소개

“생각은 바뀌지만 내뱉은 말은 낙인처럼 남는다”
말에 품격을 더하는 언어 감수성 수업
각종 표현 논란이 연일 뜨거운 이슈로 제기되는 언어 전쟁의 시대, 모든 말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언어 감수성에 대해 다루는 인문 교양서. 10년 넘게 콘텐츠를 기획하고 글을 썼으며, 현재 가장 트렌디한 미디어 ‘대학내일’의 미디어센터장을 맡고 있는 홍승우 센터장이 차별과 혐오, 시대착오적 가치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 시대에 올바른 언어 사용법을 제안한다.
언어로 비롯된 각종 논란을 보면 차별과 혐오에 대한 사회의 감수성이 높아진 것 같아 반갑다가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단어가 도마 위에 오르면 그동안의 언어 습관을 돌아보며 등골이 서늘해진다. “무심코 내뱉은 말 때문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것은 아닐까?”, “이런 말을 써서 생각 없는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을까?”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한 번이라도 해봤던 이들에게 이 책은 말의 옳고 그름을 가르는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한다.
트렌드의 최전선에서 연마한 언어 감수성의 정수를 담은 『나는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는 미디어에서, SNS에서, 일상 대화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현 중 말하는 이의 품격과 호감을 떨어뜨리는 낡은 단어들을 선별해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스스로의 평판을 지키고,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고, 우리 사회와 발맞추어 가기 위한 올바른 말하기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훌륭한 언어 감수성 입문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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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전에 생각했나요?"

책을 읽다 보면 가볍게 든 책이 나를 바꾸는 책이 되는 순간을 종종 맞이하곤 한다. 이 책도 그중 한 권이다.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 봐볼까?'라는 생각을 하며 들었던 책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만큼 나에게 흥미로웠다.

한 마디의 말로 웃어본 적도 한 마디의 말로 화나본 적도 있는 나이기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더 다정히 말하고자 다짐하였다. 그리고 그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의 일부임이라 믿고 있다. 그러기에 나는 말을 할 때 생각하고 말하고자 노력해왔다. 그 노력 중 하나는 모르는 인터넷 용어는 그 뜻을 알기 전까지는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인터넷 세상이 커지고 인터넷 용어가 일상으로 들어왔을 때, 내가 말한 단어가 나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된 경험을 몇 번 하게 되었다. 그 이후부터 나는 새로운 인터넷 용어에 대한 거부감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기존에 우리 사회에 있는 단어에 대해서는 고민해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막연한 거부감을 느끼면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을 뿐, 그 단어에 대해서 고찰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충격을 받았다.

그중 한 단어로는 책에 나온 '맵찔이'라는 단어이다. 어감이 좋게 느껴지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았을 뿐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맵찔이'는 '맵다'와 '찌질이'의 합성어로 표면적으로는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하지만 '찌질이'라는 단어는 누군가를 비하하는 단어이다. 맵찔이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에서 너무 가볍게 쓰이지만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을 비하하는 단어이며,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을 비주류로 만들어버리는 단어이다. 비슷한 단어로는 '알코올'과 '쓰레기'를 합친 '알코올 쓰레기' 줄여서 '알쓰'가 있다.

개인, 소수에 대해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우는 단어가 있다면 사회, 다수에 대해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우는 단어도 존재한다. '헬 조선'이 바로 그런 단어이다. 지옥을 뜻하는 Hell과 조선을 합쳐서 부르는 이 단어는 한국 사회를 지옥이라고 부르는 표현이다.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단어가 공공연하게 퍼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사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생기며 '원래 그렇지. 헬 조선이잖아.'라는 체념적인 태도를 만들게 된다. '헬 조선'이라는 단어 뒤에 사람들이 한국 사회를 지옥이라고 느끼는 진짜 이유들이 숨겨지게 된다. 단어는 프레임을 만든다. 프레임은 우리의 생각을 가두게 된다.

유퀴즈에서 김영하 작가가 학생들에게 '짜증 나다'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고 했다는 말을 했다. '짜증 나다'라는 표현이 진짜 감정을 가려버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왜 짜증이 난 건지 서운해서 짜증이 난 건지 억울해서 짜증이 난 건지 진짜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단어 뒤에 숨은 것을들 찾아내야 한다.

책에 나온 2가지 단어만 가지고 어느새 글이 길어졌다. 다양한 언어 표현을 다루고 있는 책이니 많은 사람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에게 생긴 좋은 변화라면, 내가 새로 만나게 되는 언어뿐만 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썼을 언어들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앞으로 가지게 될 것이라는 거다.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요즘 한국 뉴스를 보면 헤드라인만 읽어도 머리가 아프기 그지없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나쁜 사람이 되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럼에도 좋은 사람이 되려고 계속 노력하는 것은 이게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옳은 사람들에게 내 한마디가 기쁨을 주진 못할망정 칼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앞으로도 생각하고 말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책의 내용이나 인상 깊었던 그가 책을 엮은 이유에 대해 언급해야겠다.

'불편한 단어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이유는 누군가를 신경 쓰이게 만들기 위해서라 말하겠다. 바지가 찢어진 줄 모르고 입었을 때는 불편함을 모르지만, 알게 된 순간부터는 신경이 쓰여 수선하지 않고는 입기가 꺼려지는 법이다.'

불편하게 만들기 위해 책을 쓴 저자. 하지만 특히나 더 불편함을 느껴야 하는 사람들이 과연 이 책을 읽을까라는 회의적인 생각도 든다. 끊임없이 자신을 고쳐나가는 사람은 편함을 선택한 사람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그 모든 길을 아울러야 하는 것이 '사회'라는 단어가 가져야 하는 책임감일 것이다.

나는 '불편하다'라는 표현 조차 비아냥거림의 단어가 되어버린 이 사회에서  불편함을 끊임없이 느끼고 돌 맞을 것을 각오하면서도 용기내 소리치며 고쳐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